도라지꽃 마을

3년 한국유학을 갔다가 일본으로 돌아오니 잊어진 것들 본문

추억

3년 한국유학을 갔다가 일본으로 돌아오니 잊어진 것들

나유타 nay-uta 2024. 2. 1. 22:30

안녕하세요.

나유타입니다.

저는 2020년 2월부터 2023년 2월까지 한국에 있었는데 딱 코로나 유행 때였죠.

사실은 오자마자 한국에서 코로나가 터졌고 나간 후에 마스크 착용이 풀렸잖아요.

그래서 우연히 거의 다 열심히 마스크 쓰는 한국 밖에 모르는 게 안타깝지만 시실은 코로나 때문에도 그렇구, 여러 사정 때문에 편하게 귀국하기가 힘들어가지고 이 동안 본가 안 가고 계속 한국에 있었는데, 오늘은 조금 오래 한국에서 외국인 유학생으로 살아봤다가 일본으로 오니까 적응이 안 돼져버린 일들에 대해 얘기를 나눠볼까 하구요.

여기 봐주시는 분들은 한국 사람들일 것이니까 공감하기 좀 어려우시겠지만 이런 일도 있구나 하시면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어요.

 

 

먼저, 저 자신도 큰 충격을 받았는데 이름을 일본어로 써야 할 때 자꾸 손이 멈쳐요.

당연한 거지만 한국에 있었을 때 일본어로 자기 이름을 쓸 기회가 거의 없고 한글이나 영문으로 적어야 모두 알아봐주잖아요.

외국어 문자로 이름을 쓸 습관이 돼버렸다는 말이에요.

하지만 일본에서 굳이 영문으로 쓸 필요가 없게 되니까 어라? 어떻게 써야 되나??? 생각이 들게 됐어요.

그리고 이건 일본의 좀 특이한 문화이긴 한데, 많은 일본 사람들은 한자 이름을 갖고 있는데 현지인들도 일본인 한자 이름을 못 알아봐요ㅋㅋㅋㅋㅋ

요즘 아이들일 수록 한자이름 읽기가 빡세더라구요.

실은 저의 본명도 자주 어떻게 읽는지 확인받곤 하거든요.

이거땜에 생긴 게 '후리가나'라는 시스템요.

보통 서류는 한자를 적은 곳 위에 후리가나를 적을 칸이 있구요.

복잡한 건 '후리가나' 표시가 히라가나로 나와 있으면 히라가나로, 카타카나로 나와 있으면 카타카나로 어떻게 읽는지 발음을 표시해야 되거든요.

예를 들어 ふりがな라면 なゆた라고 적고 フリガナ라면 ナユタ라고 해야 해요.

그냥 이름을 적을 뿐인데 복잡하죠?

한국이면 한자를 갖고 있어도 다 한글로 쓰고 택배나 별거 아닌 사항에서는 외국인 이름 길고 바로 알아보기 힘들 수 있으니까 대충 한국식 이름을 만들어서 썼던데요.

온라인 가입 같은 것도 칸이 부족해서 못 넣을 때도 대충 김 뭐뭐, 이런식으로 대충대충 너머갔지만.....이제 내국인이 되니까 제대로 써야 돼죠.

이런 일이 있어서 귀국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어머니가 하나하나 도와주셨어요.

생각보다 적응에 시간이 걸려버린 것 같아요.

 


다음 문제도 마찬가지로 한국어와 일본어 문화 차이인데요.

일본 한자어를 잘못 쓸 때가 점점 눈에 띄더라고요.

역시 한국은 한자권이면서 손으로 한자를 쓸 일이 많지는 않고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적응하느라 잊어버린 것 같은데 동시에 보통 일본 사람들이 안 하는 것 같은 실수를 하곤 해요.

예를 들어 共通(공통)를 쓰려고 公通라고 쓰는 것처럼 현지인들이 왜 이런 한자로 잘못 쓰는지 이해가 안 되게 잘못 써요.

한국어에서는 발음이 같아서 헷갈려졌어요.

발음만 다르고 한자도 의미도 같은 어휘가 많잖아요.

오히려 한국 사람들이 한자를 안 쓰면서 한자 해석력이 높은 거 진짜 놀라요.

한자 얘기도 좀 나눌 게 많을 것 같아서 나중에 자세한 글을 올려볼께요.

 


이거면 한국에 계시는 분들도 공감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한국에서 카드만 쓰고 일본 돈을 안 보니까 일본 현금을 못 알아보게 됐어요.

예전부터 현금보다 카드 사용을 선호해서 현금을 많이 사용 안 하는 한국생활은 넘 편했었어요.

물론 외국인으로서  체크카드라더 취득하기는 쉽지는 않지만요.

개인적으로 카드가 더 편하다기 보다는 금액을 화면에서 숫자로 나오는 걸 보는 게 더 계산하기 편하거든요.

일본으로 돌아오니까 코로나 때문에서, 직원 부족으로 현금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가계가 생겼더라고요.

어딜 가도 현금을 선호하고 만지기 싫어하나 봐요.

뭐... 한국에서도 개인거래는 현금이 최강이죠.

병원을 가도 식당 가도 대형마트 가도 그 현금을 알아서 계산해주는 기계가 있음.

넘 기괴해 보여서 귀국한 지 좀 오래 됐지만 적응이 안 돼요ㅠㅠㅠ

부모님하고 같이 있을 땐 제가 일본 현금을 못알아보니까 부모님에게 맞는지 좀 봐달라고 확인 부탁까지 하는 정도요ㅋㅋㅋ


이제 마지막인데 대충 1000원이면 100엔이 되잖아요.

한국에 있을 때 0를 하나 빼고 일본 물가와 비교하다보니까 일본 마트에서도 0를 빼고 계산해버려요.

옆에 있는 친구가 저한테 " 어? 1800엔이 아니라 18000엔인디?"라고 약간 당황된 목소리로 알려줬죠ㅋㅋㅋ

계선대에서 큰일 날 뻔했어요.

그리고 계속 한국보다 0가 하나 없으니까 싸게 보이곤 해요.

진짜 함정이네......

한국에 계사는 분들도 일본여행으로 오면 이런 환율 마법에 걸릴걸요?

조심하시길......ㅎㅎㅎ


어떻셨나요?

외국에서 좀 오래 살아보면 모국도 많이 달라 보이네요.

유학생활도 좋은 경험이 됐지만 귀국한 일도 좋은 겅혐이 됐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봐주셨다면 하트 잘 부탁드릴게요!

좋은 하루가 되세요.

 

이상, 나유타였습니다.